술 판에 개판된 영암군의회... 공무원들은 한통속
2015-12-16 | 한행근조회수 : 3595
홍정열 기자 hongpen@polinews.co.kr2015.12.13 20:20:54
공무원 아첨에 술은 술술…의원들 감사도중 자리 떠나
만취한 B의원(삼호) “일 똑바로 하라”호통에 반말까지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전남 영암군의회 의원과 공무원 등이 회기 중에 술판을 벌여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들 의원 몇 명은 만취상태로 감사장에 입장해 반말과 함께 고함을 지르고 자리를 뜨는 등의 추태를 보여 지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13일 의회관계자와 지역민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0일 부군수가 오찬을 마련한 관내 한 식당에서 맥주와 소주를 혼합한 일명 폭탄주를 돌려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리에는 부군수를 비롯해 기획감사실장, 경리계장, 의회팀장, 의회사무과장, 전문위원, 의회직원 등 10여명이 동석했다.
술을 마신 의원은 전체의원 8명중 6명이다. 이들 의원들은 공무원들과는 달리 몸을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상당량의 음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은 영암군의회 제235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5일째였다. 따라서 이들은 회기 중 술에 만취해 갑질·막말 논란을 일으켜 여론의 질타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군민의 의사표현과 의사결정기관인 군의회. 군의원은 자치단체의 종속적 관계를 벗어나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 상호 균형적인 기능을 만들어가는 것이 군민에 대한 도리다.
또 군정에 대한 감사와 예산안 심사는 감시와 견제의 의무다. 이는 군민에게 부여받은 사명이기에 반드시 그 같은 일을 성실히 수행함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예산이 낭비됐는지, 민원해결이 늦어지고 있는지, 주민위한 행정이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는지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취중으로 본분을 망각한 것은 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간주된다. 이는 의회를 선택해준 지역민에 대한 배신이며, 군민을 무시한 횡포로 여겨질 수 있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집행부도 마찬가지다. 술판을 벌인 시기는 행정사무감사 전체보고서 최종 마무리 하루 전이고 예산 심의를 앞둔 시점이다.
민감한 시점에 피감기관 고위공무원이 나서 식사와 술자리를 마련했다. 달리해석하면 이는 다분히 의도된 오찬이다. 아첨의 발로라는 의견이 비등하다.
따라서 이런 행위는 의원 본분을 망각케 한 아주 나쁜 행태로 지적되고 있다. 영암군은 공직사회의 이 같은 도덕적 해이에 대해 기강확립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취중속 행정감사 두 의원만 멀쩡…만취 의원들 횡설수설, 자리 뜨는 핑계는 최고
이날 오후 영암군의회 2층 상임위원회 회의실. 회의실은 역겨운 술 냄새로 가득했다. 냄새는 사방으로 흩어져 여러 사람의 호흡기를 자유로이 들날렸다.
취중의원들은 불쾌한 환경도 서슴없이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 또한 성에 차지 않는지 급기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군의회를 일명 개판 의회로 만들어 버렸다. 술의 힘은 쌨다. 호통에, 고함에, 핑계 대는 힘은 정말 쌨다. 그래서일까, 그들에게서 도덕과 양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본분을 망각한 그들의 입담은 시간이 지나도 얼른 가시지 않았다. 고성이 이어졌다. 공무원을 향한 반말 또한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상대방의 인격은 안중에도 없었다.
김철호 위원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상임위 속개를 선언했다. 그러자 만취한 A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의사진행 발언에 나섰다.
그는 현장방문으로 행정사무감사 특위 활동을 대신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개인 사정에 따라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언급했다.
그 말에 A의원은 온전치 못한 걸음으로 감사장을 지질이게 빠져나갔다.
B의원의 행동은 더욱 면구스러웠다. 만취해 걸음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한 그는 감사에 대비하고 있는 공무원에게 “야, 김 과장 이리 와봐”라며 반말을 서슴지 않았다.
군의원 권위가 대단했다. 세상을 참으로 쉽게 대하는 그 권위, 눈감고 부러울 정도로 대단했다.
그는 이어 실과소장들을 향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 자리를 떴다. 그의 사무실에서는 고함소리가 한동안 이어졌다.
C의원 역시 상당량의 술을 마시고 특위 성원 충족을 위해 상임위에 출석했다. 불참할 수도 있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흘려듣기엔 부적절한 언사임에도 그는 태연했다.
만취한 의원들은 상임위 속개 전부터 횡설수설하는 등 하나같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술의 힘이다. 그 힘은 숨겨진 그들의 양심과 도덕성을 여과 없이 들춰냈다.
행정사무감사를 해야 할 의원들이 오히려 술로부터 자신의 감사를 받는 듯했다. 술의 힘은 타락된 그들의 양심을 군민에게 거짓과 보탬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은 의원들도 있어 만취한 의원들과는 대조를 이뤘다. 박영배, 김철호 두 의원이 그들이다. 민심은 그래도 이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이다.
일반적으로 행정사무감사는 서류감사 등을 위주로 진행된다. 주로 서류감사 등에서 문제점이 불거지면 현장점검에 나서는 것이 보통의 일이다.
그런데 만취한 의원들은 현장방문, 즉 현장점검만을 입에 달았다. 술대접을 융숭하게 잘 받아서 그랬는지, 군정사업에 문제가 많아서 그랬는지 그 속내는 집행부는 알 듯하다.
사실 현장방문이 우선이었다 하더라도 만취 상태에서 점검이 실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그래서인지 현장 핑계대고 자리 뜨는 것 또한 의문과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여론은 냉소적이다. 무늬만 의원이라는 눈총이다.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자 B의원은 “술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만취한 것은 아니다. 자리를 뜬 것은 민원 때문이다. 담당 과장이 제 사무실에서 얘기하자해서 감사장을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후배 김 과장이 자기 소관도 아닌 민원을 무마시키려고 한 말을 되받아 ‘너나 잘 하세요’라고 사심 없이 했던 말이 와전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원에 대한 도시개발과 회신은 통상적인 답변이었다”며 “그래서 ‘이렇게 하니까 의회에 민원을 넣은 것 아니냐’ 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량에 대해서는 “소주 반병에서 한 병이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주량은 아니다. 어쨌든 사과드린다”며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이 같이 밝혔다.
소식을 접한 군민들은 “회기중 의원들이 집행부와 손잡고 술판을 벌이고, 그것도 모자라 상임위에서의 취중 언행은 비판 받아 마땅할 일”이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사회단체나 언론 등이 군의장을 비롯해 군의원 업무추진비 등 의회 예산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예산쓰임의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정열 hongpen@polinews.co.kr
공무원 아첨에 술은 술술…의원들 감사도중 자리 떠나
만취한 B의원(삼호) “일 똑바로 하라”호통에 반말까지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전남 영암군의회 의원과 공무원 등이 회기 중에 술판을 벌여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들 의원 몇 명은 만취상태로 감사장에 입장해 반말과 함께 고함을 지르고 자리를 뜨는 등의 추태를 보여 지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13일 의회관계자와 지역민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0일 부군수가 오찬을 마련한 관내 한 식당에서 맥주와 소주를 혼합한 일명 폭탄주를 돌려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리에는 부군수를 비롯해 기획감사실장, 경리계장, 의회팀장, 의회사무과장, 전문위원, 의회직원 등 10여명이 동석했다.
술을 마신 의원은 전체의원 8명중 6명이다. 이들 의원들은 공무원들과는 달리 몸을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상당량의 음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은 영암군의회 제235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5일째였다. 따라서 이들은 회기 중 술에 만취해 갑질·막말 논란을 일으켜 여론의 질타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군민의 의사표현과 의사결정기관인 군의회. 군의원은 자치단체의 종속적 관계를 벗어나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 상호 균형적인 기능을 만들어가는 것이 군민에 대한 도리다.
또 군정에 대한 감사와 예산안 심사는 감시와 견제의 의무다. 이는 군민에게 부여받은 사명이기에 반드시 그 같은 일을 성실히 수행함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예산이 낭비됐는지, 민원해결이 늦어지고 있는지, 주민위한 행정이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는지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취중으로 본분을 망각한 것은 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간주된다. 이는 의회를 선택해준 지역민에 대한 배신이며, 군민을 무시한 횡포로 여겨질 수 있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집행부도 마찬가지다. 술판을 벌인 시기는 행정사무감사 전체보고서 최종 마무리 하루 전이고 예산 심의를 앞둔 시점이다.
민감한 시점에 피감기관 고위공무원이 나서 식사와 술자리를 마련했다. 달리해석하면 이는 다분히 의도된 오찬이다. 아첨의 발로라는 의견이 비등하다.
따라서 이런 행위는 의원 본분을 망각케 한 아주 나쁜 행태로 지적되고 있다. 영암군은 공직사회의 이 같은 도덕적 해이에 대해 기강확립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취중속 행정감사 두 의원만 멀쩡…만취 의원들 횡설수설, 자리 뜨는 핑계는 최고
이날 오후 영암군의회 2층 상임위원회 회의실. 회의실은 역겨운 술 냄새로 가득했다. 냄새는 사방으로 흩어져 여러 사람의 호흡기를 자유로이 들날렸다.
취중의원들은 불쾌한 환경도 서슴없이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 또한 성에 차지 않는지 급기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군의회를 일명 개판 의회로 만들어 버렸다. 술의 힘은 쌨다. 호통에, 고함에, 핑계 대는 힘은 정말 쌨다. 그래서일까, 그들에게서 도덕과 양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본분을 망각한 그들의 입담은 시간이 지나도 얼른 가시지 않았다. 고성이 이어졌다. 공무원을 향한 반말 또한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상대방의 인격은 안중에도 없었다.
김철호 위원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상임위 속개를 선언했다. 그러자 만취한 A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의사진행 발언에 나섰다.
그는 현장방문으로 행정사무감사 특위 활동을 대신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개인 사정에 따라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언급했다.
그 말에 A의원은 온전치 못한 걸음으로 감사장을 지질이게 빠져나갔다.
B의원의 행동은 더욱 면구스러웠다. 만취해 걸음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한 그는 감사에 대비하고 있는 공무원에게 “야, 김 과장 이리 와봐”라며 반말을 서슴지 않았다.
군의원 권위가 대단했다. 세상을 참으로 쉽게 대하는 그 권위, 눈감고 부러울 정도로 대단했다.
그는 이어 실과소장들을 향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 자리를 떴다. 그의 사무실에서는 고함소리가 한동안 이어졌다.
C의원 역시 상당량의 술을 마시고 특위 성원 충족을 위해 상임위에 출석했다. 불참할 수도 있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흘려듣기엔 부적절한 언사임에도 그는 태연했다.
만취한 의원들은 상임위 속개 전부터 횡설수설하는 등 하나같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술의 힘이다. 그 힘은 숨겨진 그들의 양심과 도덕성을 여과 없이 들춰냈다.
행정사무감사를 해야 할 의원들이 오히려 술로부터 자신의 감사를 받는 듯했다. 술의 힘은 타락된 그들의 양심을 군민에게 거짓과 보탬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은 의원들도 있어 만취한 의원들과는 대조를 이뤘다. 박영배, 김철호 두 의원이 그들이다. 민심은 그래도 이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이다.
일반적으로 행정사무감사는 서류감사 등을 위주로 진행된다. 주로 서류감사 등에서 문제점이 불거지면 현장점검에 나서는 것이 보통의 일이다.
그런데 만취한 의원들은 현장방문, 즉 현장점검만을 입에 달았다. 술대접을 융숭하게 잘 받아서 그랬는지, 군정사업에 문제가 많아서 그랬는지 그 속내는 집행부는 알 듯하다.
사실 현장방문이 우선이었다 하더라도 만취 상태에서 점검이 실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그래서인지 현장 핑계대고 자리 뜨는 것 또한 의문과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여론은 냉소적이다. 무늬만 의원이라는 눈총이다.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자 B의원은 “술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만취한 것은 아니다. 자리를 뜬 것은 민원 때문이다. 담당 과장이 제 사무실에서 얘기하자해서 감사장을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후배 김 과장이 자기 소관도 아닌 민원을 무마시키려고 한 말을 되받아 ‘너나 잘 하세요’라고 사심 없이 했던 말이 와전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원에 대한 도시개발과 회신은 통상적인 답변이었다”며 “그래서 ‘이렇게 하니까 의회에 민원을 넣은 것 아니냐’ 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량에 대해서는 “소주 반병에서 한 병이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주량은 아니다. 어쨌든 사과드린다”며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이 같이 밝혔다.
소식을 접한 군민들은 “회기중 의원들이 집행부와 손잡고 술판을 벌이고, 그것도 모자라 상임위에서의 취중 언행은 비판 받아 마땅할 일”이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사회단체나 언론 등이 군의장을 비롯해 군의원 업무추진비 등 의회 예산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예산쓰임의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정열 hongpen@pol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