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박사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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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인, 2006, 〈축제를 통한 지역 정체성의 재구성-영암·장성·화순을 중심으로-〉, 《호남문화연구》 제39집, 호남문화연구소.

편저자 : 김병인   |   번역자 :   |   유형 : 기타( 논문 )   |   쪽수 : 41 (131-171)   |   총권수 : 권
김병인, 2006, 〈축제를 통한 지역 정체성의 재구성-영암·장성·화순을 중심으로-〉, 《호남문화연구》 제39집, 호남문화연구소. 이미지 1

영암에서 개최하고 있는 <왕인문화축제>는 “왕인이 영암 출생이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였지만, 왕인의 ‘영암 출생설’을 문헌사적으로 증명하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인유적지 정화사업이 실시되었으며, 1992년부터 <왕인문화축제>가 개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후 구림에서 도자기가마터가 발견되면서 영암과 완인 그리고 도자기는 새로운 지역전통으로 상호 연결되었다. 이로써 영암은 ‘도선의 영암’에서 ‘왕인의 영암’으로, 그리고 다시 ‘도기의 영암’으로 지역정체성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밟아갔다. 장성은 예로부터 ‘선비정신’을 강조하면서 ‘문향(文鄕)’임을 내세워 왔는데, 이는 김인후(金麟厚)의 고향이라는 점과 그를 배향하고 있는 필암서원의 존재가 큰 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은 지역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에는 1972u년에 창립된 <향문회>의 향토사 연구 활동이 토대를 이루었다. 이후 장성은 당시 ‘3성 3평’이라는 세간의 불합리한 평가에 대한 반론을 통해 지역전통을 지켜나갔다. 그리고 1592년 ‘남문창의(南門倡義)’를 내세워 ‘의향(義鄕)’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1991년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함께 전국적으로 지역축제가 활성화되면서 1996년 장성에서 <홍길동축제>가 실시되었는데, 이때부터 장성은 ‘문향의 장성’ 그리고 ‘의향의 장성’에서 ‘홍길동의 장성’으로 그 정체성을 재구성하기 시작하였다. 장성 <홍길동축제>는 영암의 <왕인문화축제>를 기본 모델로 출발하였다. 이에 홍길동의 고향이 장성임을 밝히려고 학술적 노력을 아기지 않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길동의 생가터를 복원했으며, 그가 먹고 자란 우물인 ‘김동샘’을 기념공간화 하였다. 이로써 ‘문인의 고장’에서 ‘문무를 겸한 고장’으로 지역 전통을 탈바꿈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화순 운주사의 정체성 혹은 해석 양상은 몇 단계를 거쳤는 바, 우선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부터 300여 년 동안 ‘천불천탑과 쌍배불’ 중심으로 인식되어 오다가, 『道詵國師實錄』부터 ‘도선 창건설’이 이입되면서 다양한 설화가 구성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와불을 중심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이후 1980년대 초엽 황석영의 『장길산』과 같은 문학작품을 통하여 운주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촉발되었는데, 이로써 5·18의 아픔을 달래거나 이를 창작화하려는 작가들의 쉼터가 되었다. 이러한 대중의 호기심은 더 나아가 여러 방면의 연구자들이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계기를 제공했으며, 4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하여 운주사의 외형적 특징에 대한 상당한 연구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그러나 운주사의 창립시기, 주체세력, 혹은 천불천탑의 조성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지역축제의 활성화 그리고 지역전통의 재정립 과정을 거치면서 <운주사대축제>와 같은 축제적 문화공간으로 변용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화순은 ‘적벽의 화순’에서 ‘운주사의 화순’으로, 그리고 이어서 ‘고인돌의 화순’이라는 지역정체성의 재구성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영암의 <왕인문화축제>, 장성의 <홍길동축제>, 화순의 <운주사축제>는 지역전통과 지역정체성을 재구성하는 데에 기여하였다. 그러나 축제의 근분을 이루는 역사적 고증이 미흡한 까닭에 몇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바, 다음과 같은 점들이 보완되었으면 한다. 첫째, <왕인문화축제>와 <홍길동축제>에 있어서 “왕인이 영암에서 출생했다”, “홍길동이 장성에서 출생했다”는 사실을 너무 강조하지 말고, 왕인의 대일 문화전파나 홍길동의 신출귀몰한 소설적 상상력과 민중지향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둘째, 영암지역에서 예로부터 영웅화되어 온 도선과 최지몽과 같은 인물들을 <왕인문화축제>에 접목시키고, 왕인과 연계하여 콘텐츠화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성의 경우 하서 김인후와 노사 기정진 등 기존의 지역정체성을 담보한 인물을 아울러 ‘훌륭한 장성의 인물들’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셋째, <왕인문화축제>, <홍길동축제>, <운주대축제>가 왕인과 홍길동을 추앙하고 기념하기 위한 것이며, 운주사라는 역사적 공간에 대한 장소 마켓팅 전략의 일환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지역축제인 점을 감안하여, 영암과 장성 그리고 화순지역의 다양한 역사 · 문화 리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왕인과 홍길동 그리고 운주사를 비롯한 다양한 역사문화 리소스의 디지털콘텐츠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왕인과 홍길동에 대한 역사적 고증 작업, 운주사의 연원과 변천 추이에 관한 연구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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