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군수님,

저는 어린 시절 영암군 시종면에서 자랐던 시민입니다.
비록 지금은 대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시종에서 겪었던 많은 추억들은 저를 흐뭇하게 하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우연히 접한 시종면의 태양광 발전소 설치 소식에 저는 더이상 웃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풍요롭고 풍성했던 영암에 태양광 발전소가 세워진다는 것은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그림이었기 때문입니다.

환경 문제에 관한 이슈는 전세계적으로도 더이상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하루 빨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태양광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가치있는 에너지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암군 시종면을 비롯한 곳곳에 별다른 통지나 규제대책 없이 건립 허가가 났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소식일 수 없습니다. 혹시라도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영암의 비옥한 땅이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 훼손될까 우려되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건립 예정지가 현재 노인분들이 거주하는 집의 바로 근접 거리에 위치한다는 점입니다.

직장, 학업의 이유로 농촌에서 대도시로 이주한 젊은 세대와 달리, 농촌은 노인들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소중한 터전입니다. 단지 개발이라는 목적만으로 변질시키기에는, 땀으로 일궈낸 주요 생산지임은 물론이고 그곳에서 난 생산물로 자식 농사까지 지어낸 추억이 묻어 있는 곳입니다.

게다가 태양광 발전소 설립시 주로 제기되는 문제인 주변온도의 상승, 전자파 유출에 관해서 충분한 검토가 진행된 후에 인허가가 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 시 일정 면적 이상이면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 등이 필수이나 만약 그것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면, 더더욱 재고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많이 이슈화 되고 있지는 않지만 태양광 발전소 건립 후 운영을 하지 않을 경우, 폐기물 문제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리사이클 업체도 생겨나고 있지만 태양광 발전소의 모듈 특성상 단단히 밀봉하여 쉽게 리사이클 되지 않으며, 한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결정질계는 독성이 강한 CdTe 모듈로 이타이이타이 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수년 후에 제기될 문제라고 해서 가벼이 여겨서는 안되며, 환경과 관련된 문제는 (특히 그것이 인간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면) 허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부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인체에 미치는 피해가 미비한 수준이라고 치부하더라도 그것에서 오는 주민들의 우려와 불신은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긴 글을 정리하며 군수님께 정중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허가가 이루어진 시종면의 태양광 발전소 건립 대해 충분한 재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길 부탁드립니다. 부디 주민 편에서 깊은 고민과 철저한 관리 감독으로 이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