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하정웅컬렉션 특선전 김등미 작가의 작업노트_ 상(想)
상(想)
화가 김등미
의지할만한 사람도 없고 텅 빈 자신을 껴안으며 살고 있었던 어느 날, 꽃집 앞에서 발이 멈추었다. 짙은 보라색 꽃 무리에 반해서 전부 샀다. 하나 하나의 작은 생명이 필사적으로 살아 있는 애처로움에 끌린 것처럼 캔버스에 가득 담았다. 그것이 춘양회에서 첫 입선했다.
그리는 행위는 공허한 마음을 서서히 메워져 갔다. 슬픔도 기쁨도 희망도 모두 그림에 담아냈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들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 나고야(名古屋)에서 교토(京都)로 거처를 옮기게 된 뒤로는 뜻하지 않게 발밑마저 뒤흔드는 싸움도 많고 나에게 있어 정말로 힘든 시기였다. 그러한 가운데 비와코(琵琶湖)의 우키미도(浮御堂:불당)에 끌려 그린 것이 호반(湖畔)의 그림 수련 그림이다. 호수는 깊고 슬퍼 나를 끌리게 했다. 이 세상을 버리고 싶었던 시기에 좋은 벗, 선배, 그리고 이해해 주는 화상과의 만남이 있었다.
갤러리 세키의 세키 지사토(關千里)씨와의 만남은 교토(京都)에서 몇 년이 지나 나고야(名古屋)로 되돌아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이다. 여러 번 개인전의 기획이 화가로서의 활동 시작이 되었다. 되돌아봐 보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이 있는 것이다.
1995년, 제31회 국제공모 아시아현대미술전에서 “돌아오는 날”이 외무대신상을 받았다. 기대 이상의 기쁨이었다. 시상식이 있었던 그날 밤은 눈물이 쏟아져 어쩔 수가 없었다.
생각하면 긴 여정이었다. 꽃을 꾸준히 그려 온 50여년의 세월이다. 지난날들의 생각을 담은 그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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